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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읽는 인문 교양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 죄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구원받는가?

by 지후핏 2025. 7. 2.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는 어떤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있을까?” “죄를 지은 사람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은 그런 질문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에요. 흔히 범죄와 추리소설로 생각되지만, 사실 이 소설은 인간 내면의 윤리, 죄책감, 구원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치열하게 탐구해요.

오늘은 『죄와 벌』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사상과 변화 과정을 통해,
‘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생각해보려 해요.


『죄와 벌』의 시대적 배경과 도스토옙스키의 고민

이 소설은 1866년 러시아 제국, 제정 러시아 시대에 발표됐어요. 당시는 차르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도시 빈민층은 점점 가난해지고, 사회 구조에 대한 불만이 극심해지던 시기였죠.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는 **“도덕은 허구다. 위대한 목적을 위해선 수단이 정당화된다”**는 급진 사상이 유행했어요.

📌 도스토옙스키는 이런 시대 분위기에 깊이 반응했어요. 그 자신도 한때 급진주의 운동에 연루되어 시베리아로 유형을 갔고, 그 후 더욱 깊이 인간과 윤리, 종교, 죄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죠.


줄거리 요약: 한 번의 살인, 끝없는 죄의식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가난한 대학 중퇴생이에요.
학비도 끊기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죄책감 속에서 방황하던 그는 어느 날, 고리대금업자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살해합니다.
그는 “이 여자는 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으니 없애도 된다”는 식의 이론으로 자신을 설득했죠.

하지만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알료나의 여동생 리자베타까지 죽이게 되고,
그 순간부터 그의 인생은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해요.

살인을 저지른 뒤 그는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극도의 불안과 환각, 자책 속에서 괴로워합니다.
그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라스콜니코프를 중심으로 그의 죄와 심리를 비추는 역할을 해요:

  • 두냐: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가족에 대한 책임과 헌신을 상징해요.
  • 소냐: 가난 때문에 몸을 팔며 가족을 부양하지만, 끝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는 인물. 구원의 상징이자 라스콜니코프의 거울.
  • 포르피리: 그를 추궁하는 수사관. 논리와 통찰로 라스콜니코프를 몰아갑니다.

점점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그는 마침내 소냐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그녀의 조언에 따라 자수하게 됩니다.
시베리아 유형지로 가서 소냐와 함께하며 그는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해요.

📌 소설은 결국 ‘죄의 행위’보다 죄책감과 내면의 심판에 더 집중해요.


라스콜니코프의 사상과 그 한계

라스콜니코프는 나폴레옹 같은 위대한 인물은 개인의 도덕을 넘어서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는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눴죠:

  • 평범한 인간: 기존 도덕과 법을 따르는 사람들
  • 비범한 인간: 스스로 도덕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했을 때,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곧 깨닫게 돼요.

그는 결국, 이론이 아니라 ‘인간성’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걸 배워요.


구원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라스콜니코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로한 인물은 소냐예요.

  • 그녀는 가난 때문에 몸을 팔면서도, 성경을 읽고 타인을 위해 기도하는 인물이에요.
  • 그녀는 말이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과 공감으로 라스콜니코프에게 다가가요.

라스콜니코프는 그녀의 영향으로 자수하고, 시베리아 유배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변화해요.

📌 구원은 법의 심판이 아닌,
자기 죄를 인정하고 타인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는 걸 소설은 보여줘요.


이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나는 왜 이 선택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피해온 적은 없었나요?
  • 내가 만든 논리로 누군가를 상처 준 적은 없었나요?
  • 용서란 무엇이며, 구원이란 어떤 감정에서 오는 걸까요?

『죄와 벌』은 단지 하나의 범죄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직면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예요.

도스토옙스키는 말해요:
죄는 숨겨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주볼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한 줄 요약

『죄와 벌』은 ‘죄’라는 윤리적 문제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인간다움과 구원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묻는 깊은 성찰의 작품입니다.